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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노트] 왜 영화관에서 팝콘을 먹게 되었을까?
[기획노트] 왜 영화관에서 팝콘을 먹게 되었을까?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2.04.04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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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플릭스] 김민수 기자 = 영화관에 가면 가장 처음 풍기는 냄새가 있죠? 솔솔 퍼지는 팝콘 냄새가 느껴지면 “극장에 왔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팝콘과 영화관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는데요.

이것은 비단 극장 뿐만이 아니죠. 주말에 편히 집에서 영화를 볼때도, 야외에서 빔프로젝트로 영화를 볼때도, 언제나 우리는 영화를 볼 때 팝콘과 함께 해왔습니다.

더욱 나아가 달짝지근한 카라멜 팝콘, 짭쪼름한 어니언 팝콘, 갈릭 팝콘, 콘소메 팝콘 등등 그 종류가 날로 다양해지며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팝콘의 유래가 궁금해지는데요. 팝콘은 언제 어디서 발명되어 먹기 시작했으며, 언제부터 ‘영화관=팝콘’의 공식이 성립되기 시작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팝콘은 언제 누가 발견했을까?”  

팝콘의 유래

(사진/픽사베이)
(사진/pixabay)

팝콘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옥수수를 튀긴 음식이죠. 그 자체로 과자같은 식감을 주고, 여기에 소금간까지 입히니 자꾸만 손이 가게 됩니다.

사실 팝콘은 그 역사가 아주 깊은 음식입니다. 어찌보면 사람이 가장 오랫동안 먹어온 스낵이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팝콘은 본디 인디언, 즉 아메리카 대륙 원주민들의 주식이었습니다. 인디언들의 토속 음식이었던 것이죠.

팝콘이 실제로 알려지게 된 것은 16세기 신대륙 탐험가들에게 알려지게 됩니다.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콜럼버스는 이 팝콘으로 만들어진 목걸이를 구입했다라는 이야기도 전해져 내려오고, 에르난 코르테스라는 에스파냐의 탐험가도 팝콘으로 만든 부적 목걸이를 원주민들이 제사 때 사용했다고 얘기한 이야기도 전해져 내려옵니다.

유럽인들이 팝콘을 처음 본 것도 최초의 추수감사절 무렵입니다. 추수감사절 만찬에 참석한 콰데키나 인디언 부족의 미소이트 추장의 동생이 사슴가죽으로 만든 가방에 팝콘을 가득 담아 선물한 것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또한, 미국 뉴멕시코의 ‘Bat Cave’라는 동굴에서는 약 5,600년 전에 만들어진 팝콘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옛날 인디언들은 수분함량이 높은 옥수수를 통째로 꼬챙이에 꿰어 불 위에 구우면서 튀겨먹거나, 날알들을 불 안에 던져 튀겨낸 다음 먹었다고도 합니다.

인디언 전설에 따르면 어느 유난히 더운 여름 날, 들판의 옥수수밭에서 알갱이들이 터지게 되어 팝콘이 하늘을 뒤덮었는데, 이를 보고 소, 돼지와 같은 가축들이 눈보라인 줄 알고 동사했다는 설화도 전해져 옵니다.

 

 

“극장에서 팝콘은 언제부터 먹게 되었을까?”

팝콘의 글로벌화

(사진/pixabay)
(사진/pixabay)

이처럼 인디언들의 전통 음식인 팝콘은 19세기에 미국에서 팝콘 대량생산기계를 만들어내게 되며 미국 전역으로 퍼져나가게 됩니다.

1885년, 찰스 크레터라는 제과점 주인은 팝콘 기계를 발견하게 됩니다. 찰스 크레터는 어느 날 땅콩 굽는 기계를 구입하게 되는데 하필 기계가 불량이었는지 땅콩이 제대로 구워지지 않자 디자인도 바꾸고 여기저기 손을 보게 되는데, 그러자 땅콩이 구워지는 대신 팝콘이 튀겨졌습니다.

찰스 크레터는 새로운 용도의 기계를 ‘시카고 박람회’에 출품하게 되고, 이 팝콘 기계 덕분에 거리에는 팝콘을 파는 노점상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팝콘은 큰 인기를 누리게 되는데 지금처럼 그냥 집어먹기도 했지만 특이한 것은 우유에 말아서 설탕을 타 시리얼처럼 먹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켈로그 박사가 최초의 콘플레이크를 발명하기 전까지 미국에서는 팝콘을 우유에 말아먹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언제부터 극장에서 팝콘을 먹기 시작했을까요?

미국에서 영화 산업이 자리잡기 시작한 것은 20세기 초반이었는데, 1920년대 무성영화가 인기를 끌면서 사람들은 영화관을 찾기 시작했고, 이 당시에는 사탕이나 과자를 들고 영화관에 입장을 했습니다. 반면에 20세기 초반까지도 팝콘은 거리의 싸구려 음식이라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당시 영화관 문화는 격식이 있는 고급 문화로 여겨졌기에 영화관에서 팝콘은 격식에 맞지 않는 음식이라 여겼고, 가장 큰 문제로 영화관 바닥이 값이 비싸고 청소가 힘든 융카페트가 깔려 있었기 때문에 영화관에서 팝콘은 금기시 했었습니다.

그러던 중 1920년 미국이 경제대공황에 맞닥뜨리게 되며 저렴한 팝콘의 소비가 점점 늘어나게 됨과 동시에 영화 관람객 수가 줄어든 영화관에서는 팝콘 취식을 점점 허용하게 됩니다.

극장주들은 여전히 팝콘 취식을 싫어했지만 팝콘을 못먹게 하는 영화관은 인기가 떨어져 문을 닫아야 할 정도에 이르게 되어 어쩔 수 없이 취식을 허용했습니다.

여기서 영화관 팝콘 문화가 생기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발생하게 되는데요. 그것은 쌩뚱맞게도 바로 ‘2차세계대전’입니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2차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주요 설탕 공급지는 필리핀과 하와이였습니다. 일본이 진주만을 공격하게 되고, 필리핀을 차지해버리자 설탕 물량이 급속도로 줄어버리게 됩니다. 자연스레 과자나 사탕 등 설탕을 많이 사용하는 간식들의 생산이 감소하게 되었으며, 미국 본토로 들어오는 설탕 공급량은 전쟁 전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반면 설탕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팝콘은 정상적으로 생산이 가능했고 자연스럽게 미국의 국민간식이 되었습니다. 이후 영화관에서는 팝콘을 먹는 문화가 자리잡히게 되었고, 이 문화가 해외로 퍼져나가게 되면서 팝콘도 덩달아 글로벌 간식에 등극하게 됩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이 문화가 안착이 되며 영화관에서 많은 사람들이 팝콘을 먹게 되었습니다.

만약 일본의 진주만 기습, 필리핀 점령으로 인해 태평양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우리는 지금 아마 영화관에서 사탕이나 다른 간식을 먹고 있었을 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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