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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물, 그 배우의 연기 ② - ‘이순신’
이 인물, 그 배우의 연기 ② - ‘이순신’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2.08.03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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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민, 최민식, 박해일
그들이 그린 이순신의 모습

[뉴스플릭스] 김민수 기자 = 역사적인 위인을 묻는다면 누구나 숨쉬듯이 자연스레 언급되는 ‘이순신’ 장군은 그 위업에 걸맞게 많은 시대극으로 대중들에게 선보여 왔다.

대표작을 살펴보자면 드라마 업계에서는 2004년 KBS1에서 방영된 ‘불멸의 이순신’이 있고, 영화 업계에서는 2014년 개봉된 영화 ‘명량’, 2022년 ‘한산: 용의 출현’ 등이 있다.

위 작품들은 이순신이라는 같은 인물을 두고 각기 다른 배우들이 연기를 선보였다.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에서는 배우 김명민, 영화 ‘명량’에서는 배우 최민식, 영화 ‘한산: 용의 출현’에서는 배우 박해일이 이순신 장군 역할을 맡아 소화해냈다.

 

 

"이순신의 재림"

김명민의 이순신

▲ KBS1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포스터
▲ KBS1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포스터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은 2004년 9월부터 2005년 8월까지 방영된 대하드라마로 총 106화로 완결되었으며, 이순신 장군의 일대기를 담고 있다.

시청자들은 이순신 역할을 맡은 김명민을 보며 ‘저 사람은 누구지?’라는 생각을 대부분이 했을 것이다.

당시 무명에 가까웠던 김명민은 대중들에게 너무나도 생소한 얼굴이었다. 성웅 이순신에 대한 영화나 연극에서는 늘 기라성같은 원로 배우들이 연기를 선보였기에 잘 모르는 배우가 출연해 의문으로 가득했었다.

이러한 반응 가운데 김명민은 차라리 이러한 부분에서 오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나는 바닥이라 올라갈 일만 남았다”라는 생각을 늘 지녔고 이것이 힘이 되고 에너지가 되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결심은 시청자들의 인식을 완전히 뒤바꿔놓기에 충분했다.

▲ KBS1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 KBS1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불멸의 이순신’은 사극 중 역대급의 볼거리를 제공하기로 유명하다. 호쾌한 전투씬과 박진감으로 숨막히는 연출을 선보여 긴박한 당시 상황을 잘 표현해냈으며, 이러한 연출을 김명민은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감정선의 굴곡이 큰 장면들이 많은데 김명민을 포함한 출연진들이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주어 하나의 호흡을 이루어 내기도 한다.

특히 작중 배경 자체가 임진왜란인 점과, 암울했던 당시 내정 상황, 일본과 명나라에 대한 자세한 서술 표현, 훌륭한 OST 퀄리티 등등은 시청률을 이끌어 내는데 크게 한몫 했다.

일대기를 담은 만큼 이순신 장군의 나이에 따른 연기 변화도 눈여겨 볼만했다. 청년 시절, 중장년 시절 등 세월의 흐름에 따른 표정 연기부터 목소리의 변화까지 세세한 부분의 연기력을 표현해내는 점에 대중들은 김명민에게 높은 평가를 주었다.

또한, 이순신 장군 영정 모습과 김명민의 얼굴이 매우 흡사한 점도 재미지다. 성형의가 매우 닮았다고 판단할 정도로 인상이 흡사한데, ‘이순신 장군을 실제로 본다면 이러한 모습이겠구나’라는 상상을 할만큼 시청하는 데에 있어 더욱 몰입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김명민은 ‘불멸의 이순신’을 통해 2005년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수상 소감으로 “이순신 장군을 연기하게 된 것은 인생에 있어 가장 큰 행운이다. 한때 모든 것을 포기하려 했으나 이순신 장군을 만나게 되었고, 다시 한번 존경의 마음을 표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강인함 속의 외로움"

최민식의 이순신

▲ 영화 '명량' 메인 포스터
▲ 영화 '명량' 메인 포스터

“아직 신에게는 12척의 배가 남아 있사옵니다”

영화 ‘명량’이 개봉되기도 전부터 이미 굉장히 ‘핫’했다. 배우 최민식이 이순신 장군 역을 맡았다는 이유 때문이다.

흥행 보증 수표와도 같은 최민식의 출연과 더불어 마치 호랑이와 같은 호쾌한 이미지가 이순신 장군과 찰떡이라는 부분에서 대중들에게 많은 관심을 집중시켰다.

영화 ‘명량’은 이순신 영화 3부작 중 첫 번째 영화로, 시대적 배경은 1597년 정유재란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명량 해전을 다룬 영화이다.

이미 1592년부터 계속되어 온 임진왜란으로 인해 혼란이 극에 달했던 시기이며, 이순신 장군이 삼도수군통제사로 재임명되며 벌어지는 사건을 담아내고 있다.

영화 자체는 개봉을 한 이후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부분의 평가도 많이 받기도 하였다. 평론가들은 ‘침몰하는 캐릭터들’, ‘인물은 흐릿하고 해전만 요란하다’ 등등 캐릭터 활용도를 지적하는 평이 많았고, 스크린 독점 논란, 배급사와의 갈등 등 논란을 동반하기도 했지만 이순신 장군을 다룬 영화라는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극 안에서 이순신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이순신 장군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게 묘사된다. 이순신 장군은 부하들과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는데 있어 거리낌이 없던 것으로 유명한데, 작 안에서의 이순신 장군은 이러한 모습과 상반되는 모습으로 표현된다.

이러한 부분은 병사들의 전의 상실, 이전 전투의 참패, 적과의 압도적인 병력차 등 당시 시대적 배경의 분위기를 미루어보아 특단의 조치와 결정이 필요했던 시기로 작중 진중하고 무거운 분위기를 자아내고자 연출된 것으로 짐작된다.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해전은 뛰어난 몰입감을 보여준다. 단 12척의 배로 330척의 왜군을 물리치는 명량해전 전투씬은 영화에서 얘기하는 ‘두려움을 용기로 바꾸다’는 내용을 잘 담아내고 있다.

▲ 영화 '명량' 스틸컷
▲ 영화 '명량' 스틸컷

특히 최민식은 왕을 모시는 신하, 군사를 이끄는 장군, 아들의 아버지로서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묘사해 표현해내고, 그 자신인 하나의 사람으로서의 외로움도 강렬하게 녹여냈다.

최민식은 작품에 들어가기에 앞서 외로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한다. ‘슈퍼 히어로’가 아닌 한 사람으로서 겪는 외로움에 대한 고민을 하다 처음으로 난중일기를 읽어보게 되는데 많은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일기라는 것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쓰는게 아닌 자신을 기록하게 위함인 만큼 이순신 장군의 모든 것이 녹아있는 자료는 없을 것이라 생각하게 되어 난중일기를 읽게 되고, ‘우리와 다를바 없는 같은 인간이었구나’라는 사실을 느꼈다고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이순신 장군의 초상을 하나하나 마련하여 작품 안에 녹여냈다고 말한다.

작품 속 최민식의 연기를 살펴보면 내내 외로운 그림자를 떨쳐내기 힘들다. 누구보다 힘들고 지쳐있을법 한데 눈빛에는 강인함이 사라지지 않는다. 또한, 더없이 외로워 보이지만 믿고 따르는 이들에게는 더없이 든든한 존재로 비춰진다.

최민식은 2015년 ‘제 51회 백상예술대상’에서 명량을 통해 대상을 수상하게 된다. 수상 소감으로 “명량이라는 작품은 나에게 있어 뜻깊은 영화였다. 부족한 나 자신을 느끼는 좌절감을 맛보는 계기가 되었다. 다시 한번 나 자신을 다잡고 대중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차분하고 고요하며 냉철하다"

박해일의 이순신

▲ 영화 '한산: 용의 출현' 메인 포스터
▲ 영화 '한산: 용의 출현' 메인 포스터

영화 ‘한산: 용의 출현’ (이하 한산)은 전작인 ‘명량’의 5년 전 이야기로, 1592년 임진왜란 개전 한 달여 만에 벌어진 한산도 대첩 내용을 담고 있다.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거북선’이 등장하게 되는 해전이기도 하다.

명량에 이어 이순신 3부작 중 2번째 영화로서 배우 박해일이 이순신 장군역으로 연기를 펼쳤다.

왜군의 침략으로 절체절명에 놓인 조선은 큰 위기를 맞이하게 되고, 전쟁의 흐름을 바꿀 이순신의 전술 ‘학익진’을 거행하게 된다. 한편 이순신 장군과 전면대결을 앞둔 왜군의 수장 와키자카는 한산도 앞바다로 향하고 있다.

전작에 이어 많은 기대감을 모았던 작품인 만큼 세세한 부분에서 공들인 노력이 엿보인다. 평론가들은 “스크린에서 어떤 전술이 펼쳐지고 있는지 쏙쏙 들어오는 등 디테일에 공을 들인 것이 티가 난다”, “말이 되는 전략, 설득되는 전개”, “적의 시점으로 바라본 한산대첩, 승리의 쾌감을 배가 된다” 등의 평을 남겼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의 이순신 장군은 지략가로서의 면모가 돋보인다. 임진왜란에 23전 23승 무패의 신화를 달성한 이순신 장군의 업적에 납득이 갈만하다. 이순신 장군의 고뇌로 탄생한 ‘학익진’과 비장의 무기였던 ‘거북선’의 기술까지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거둔 대승이라 더욱 의미가 크다.

▲ 영화 '한산: 용의 출현' 스틸컷
▲ 영화 '한산: 용의 출현' 스틸컷

박해일의 한층 차분하고 깊이있는 연기도 한 몫 했다. 언뜻 보면 박해일과 이순신의 사이에는 접점이 떠오르지 않을 것 같지만 감정을 절제하되 결의에 가득찬 눈빛은 그만의 이순신으로 충분히 잘 녹여냈다.

대사도 많지 않다. 혹여 대사가 없이 감정 표현을 어떻게 전달할 수 있겠나라는 영화를 보지 않은 이들의 질문에 호흡, 자세, 눈빛 등 그만의 감정으로 명쾌한 대답을 들려주는 듯 하다.

수세에 몰려 고뇌에 가득 찬 얼굴, 무겁디 무거운 자리이지만 전장을 지휘하며 승리를 향해 달려가는 지휘관의 모습은 이순신 그 자체였다.

또한, 조선 수군의 비밀병기인 ‘거북선’의 등장은 영화 부제목과 잘 어울린다. 해상을 누비며 왜군을 섬멸하는 모습은 적군의 시선에서는 가히 괴물처럼 보일 법 했다. 적의 함대를 유인한 후 학익진을 펼쳐 적을 몰아내는 모습은 주먹을 불끈 쥐며 가슴 속에 뜨거움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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