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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플릭스] '딱지부터 스티커까지' 90년대 주름잡은 부록물
[옛플릭스] '딱지부터 스티커까지' 90년대 주름잡은 부록물
  • 김재민 기자
  • 승인 2020.08.19 1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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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플릭스'는 '과거에 이런 것도 있었구나'라는 모토를 바탕으로 과거의 추억과 흐름을 짚어 '레트로'가 조명받는 현 시대 독자들에게 재미와 볼 거리를 선사하기 위해 뉴플에서 마련한 '추억산책' 코너입니다]

[일상에 지치거나 쉬는 시간이지만 무언가 볼 것이 없을 때 한번 쯤 보며 순간의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코너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뉴스플릭스] 김재민 기자 = '따조, 띠부띠부실, 싸인스티커, 한봉지 더, 꽝...'

80~90년대 슈퍼마켓에서 유통됐던 과자, 빵 제품 등 군것질거리에는 장난감 등의 식품완구, '한봉지 더'와 같은 이벤트쿠폰 등 소위 '부록물'이 유행했다. 컴퓨터, 게임기 등이 성황하는 요즘과 비교해 보면 즐길 것이 한정적이었던 과거 시절 부록물은 어린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소소한 재미를 선사했다.

군것질거리 부록물 가운데 식품완구는 1920년대 일본의 에자키 글리코에서 나온 캐러멜에 장난감을 동봉한 제품이 시초라고 할 수 있다. 이후 시대가 지난 뒤 식품완구는 물론 이벤트쿠폰 등 다양한 형태의 부록물이 등장했다.

특히 국내에서도 어린이들에게는 제품에 부록으로 섞인 딱지, 장난감 등이 큰 인기를 차지했다. 이를 통해 어린이들은 친구들 사이에서 자랑을 과시한 것은 물론 제품에 대한 구매욕과 수집욕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부록품 가운데 중복된 것이 나오면 친구가 갖고 있는 것과 서로 교환했던 추억이 있는 이들도 분명 존재할 것이다.

이번 옛플릭스에서는 부록물의 인기가 절정이었다고 할 수 있는 90년대 국내에 어떤 부록물이 가장 히트를 쳤는지에 대해 주요 부록물을 통해 간단히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 과거 추억을 다시 꺼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열풍을 몰고 온 '딱지' 부록물

90년대 초반에 유행했던 군것질거리의 부록물은 단연 '따조'라고 할 수 있다. 따조는 동그란 원형태에 가운데와 가장자리에 홈이 파여져 있던 플라스틱 딱지로 미국 펩시코 프리토레이가 생산하던 스낵류에 함께 동봉했던 딱지 장난감 부록물이다. 한국에는 1995년 동양제과(현 오리온) 오리온프리토레이가 치토스, 썬칩 등 스낵류와 함께 동봉하며 본격 선을 보였다.

​루니툰 만화 캐릭터를 이용한 따조 (출처 = PNGWING)
​루니툰 만화 캐릭터를 이용한 따조 (사진출처 = PNGWING)

국내에서 선을 보인 따조는 소위 '대박'을 쳤다. 어린이들 사이에서 딱지 장난감으로 활용됨은 물론 청소년과 대학생들에게도 큰 인기를 얻었다. 딱지로 활용 뿐만 아니라 따조의 특성을 이용해 특정모형을 제작하기도 했다. 또한 미국 인기 애니메이션 루니툰 캐릭터들의 가지각색 모습을 통해 '수집붐'을 일으켰다.

인기를 차지한 따조는 두개의 그림이 교차해 보이는 '매직따조'와 더욱 크게 확대된 일명 왕따조라고 할 수 있는 '캡스'(초코파이 제품 부록물)등의 다양한 종류로 진화했다. 특히 따조 열풍이 일었던 1995년 후반에는 '따조 앨범'까지 선보이며 '따조 수집붐'에 불을 붙이기도 했다.

따조 열풍으로 라이벌 제과회사에서도 비슷한 딱지 부록품을 선보였다. 당시 해태제과는 '또따'를, 롯데제과는 '뽀그'라는 딱지를 자사 스낵제품에 동봉하며 딱지 열풍에 동승했다. 특히 해태제과 '또따'의 경우 드래곤볼 캐릭터를 이용해 남자 어린이들을 공략했으며, 다른 스낵보다 비교적 '건강한' 과자인 '누룽지맛' 스낵 제품에는 '또따' 3개를 넣는 마케팅을 진행해 아이들에게 제품을 어필하기도 했다.

그러나 '유행도 한 순간'이라는 말이 있듯이 딱지 부록물은 다양한 놀 거리의 등장으로 인기가 급격히 시들었다. 이후 롯데제과가 미국 펩시코 프리토레이와 제휴를 맺으며 따조를 다시 내놓기도 했으나 이전과 같은 인기는 절대 아니었다.


기업을 살린 '연예인 빵과 부록물'

IMF 금융위기가 찾아오며 전 국민이 힘든 나날을 겪던 1998~1999년은 많은 기업들이 생존 운명의 기로에 서게 된 살얼음판같은 시기였다. 

국내 대표 제과제빵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삼립식품도 IMF의 칼날을 피하지 못하고 위기에 처하며 법정관리까지 몰렸다. 위기가 연달아 찾아오는 순간 삼립식품은 당시 최고 인기를 누리던 개그맨 김국진을 모델로 한 '국찐이빵' 제품을 1999년 선보이고 제품에 김국진 싸인이 들어간 스티커 부록물을 동봉했다.

1998년 당시 국진이빵 CF (사진/Youtube)
1999년 당시 국진이빵 CF (사진출처 = Youtube)

국찐이빵은 당시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종류, 김국진 캐리커쳐를 활용한 다양한 싸인 스티커 부록물로 대중들의 인기를 사로잡았다. 특히 '김국진 스티커' 부록물의 경우 수집하는 소비자들도 하나하나씩 생기는 등 적잖은 관심을 얻기도 했다. 국찐이빵의 '구매 러시'는 삼립식품에게 월 매출 40억 원이라는 대박을 안겨다줬고 삼립식품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자양분격이 됐다. 현재도 연예인 마케팅의 대표 성공사례로 꼽히는 것 중 하나가 '국찐이빵'이다.


'포켓몬 띠부띠부씰' 스티커 열풍...아이들의 '스티커 서리'까지

포켓몬스터 빵에 동봉됐던 스티커 '띠부띠부씰' (사진캡쳐 = KBS뉴스)
포켓몬스터 빵에 동봉됐던 스티커 '띠부띠부씰' (사진캡쳐 = KBS뉴스)

샤니는 1999년 포켓몬스터 빵을 출시했다. 당시 어린이들에게 최고 인기를 구가하고 있던 애니메이션을 캐릭터로 다양한 빵 종류와 포켓몬스터 캐릭터 스티커 부록물인 '띠부띠부씰'을 동봉해 어린이들의 관심을 끌어모으고자 했다.

'띠부띠부씰'은 당시 어린이들의 수집붐을 절정으로 끌어올렸다. 포켓몬스터 관련 상품이 어린이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시점과 맞물려 '띠부띠부씰' 스티커 또한 어린이들의 주요 수집타깃 대상으로 자리매김했다. 당시 어린이들의 '띠부띠부씰' 스티커 수집 열풍은 90년대 중반 따조가 유행하던 상황과 비슷했다고 할 수 있으며, 초등학교에까지 갖고 와서 말을 안듣는 어린이들에게는 선생님들의 주요 '압수품' 1호로 자리매김할 정도로 인기를 독차지했다.

'띠부띠부씰'로 인해 어린이들이 빵은 버리고 스티커만 갖고 가는 일명 '주객전도'의 상황이 나타나기도 했다. 사진은 당시 문제를 다룬 1999년 KBS 뉴스 보도 (사진캡쳐 = KBS 뉴스)
'띠부띠부씰'로 인해 어린이들이 빵은 버리고 스티커만 갖고 가는 일명 '주객전도'의 상황이 나타나기도 했다. 사진은 당시 문제를 다룬 1999년 KBS 뉴스 보도 (사진캡쳐 = KBS 뉴스)

그러나 '띠부띠부씰'로 인해 어린이들이 빵은 버리고 스티커만 갖고 가는 일명 '주객전도'의 상황이 나타나기도 했다. 심할 경우 슈퍼마켓에서 몰래 빵 봉지만 뜯어 스티커만 가져가는 일명 '스티커 서리'를 행하는 어린이들도 있었다. 이러한 '띠부띠부씰' 열풍과 문제 등은 언론을 통해 보도될 정도였으며, 당시 띠부띠부씰 도난을 주제로 다룬 어린이 만화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포켓몬스터 띠부띠부씰은 이후 게임 캐릭터, SNS 캐릭터를 활용한 스티커 등으로 변모하며 이를 수집하는 매니아층이 등장했으나, 전국적으로 어린이들에게 인기를 누렸던 90년대 후반만큼의 열풍은 아닌 상황이다.


신발, 패스트푸드 등도 '부록완구 러시'

스낵, 빵 등 과자 뿐만이 아니라 어린이와 관련된 물건, 용품, 식품 등에도 가지각색의 부록물이 등장하며 어린이들에게 큰 관심을 불렀다.

대표적으로 80~90년대 아동화를 제작한 과거 국제상사 아티스의 경우 만화캐릭터 신발을 살 경우 장난감을 부록물로 주기도 했으며, 맥도날드는 어린이 전용 햄버거세트인 '해피밀'을 통해 장난감을 같이 증정했다.

부록물이라고 전체적으로 정의해 봤을 때는 식품완구 뿐만 아닌 다양한 소비시장에서 광범위하게 이뤄진다고 할 수 있다. 최근에도 '어떤걸 사면 어떤걸 준다'라는 개념도 포괄적으로는 부록물이라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부록물이 전국적으로 열광을 얻은 것은 '식품 완구' 등 군것질거리에서 나타났다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즐길 거리가 버라이어티해졌기 때문에 이러한 부록물에 대한 열광은 사그러든 상태지만 당시 소소한 즐거움을 줬던 군것질거리의 부록물을 다시 한번 회상해보며 소소한 추억을 떠올려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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