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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여자는 영원히 로멘스를 꿈꾼다" 영화 '라벤더 연인들'
[리뷰] "여자는 영원히 로멘스를 꿈꾼다" 영화 '라벤더 연인들'
  • 전진홍 기자
  • 승인 2022.02.24 15: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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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영화 '라벤더 연인들' 포스터

[뉴스플릭스] 전진홍 기자 = 여자는 영원히 로맨스를 꿈꾼다. 설레임은 우리가 살아있을 때 느끼는 뜨거운 호흡이다. 지루한 일상을 보내는 두 여인에게 꿈같은 젊은이가 바다로부터 떠내려왔다.

그것도 바이올린을 아릅답게 연주하는 젊은 남자가 선물처럼 찾아왔다. 그날부터 이 영화의 주인공 두 여인은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조용한 어촌 마을에서 평범한 나날을 보내는 두 자매에게 찾아온 황혼의 사랑을 그린 영화 <라벤더의 연인들>은 2004년 11월8일 런던 리세스터 광장의 오데온 시네마에서 열린 시사회에 영국 국민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참석에 화제가 됐다.

영국 2004에 만들어진 찰스댄스 감독의 영화 <라벤더 연인들> 우리는 이 영화에서 여자들의 꿈꾸는 로맨스를 들여다 보았다.

찰스 댄스는 영국의 유명한 국민적 TV 배우다. 토니 리차드슨이 연출한 3시간 짜리 대작 <오페라의 유령>에서 팬텀 역을 맡아서 잊을 수 없는 연기를 보여주었던 그 배우다. 1946년에 태어나서 무려 127편의 영화와 드라마에서 크고 작은 역을 연기를 소화하며 잠자는 시간을 제하고는 거의 매순간을 연기에 매달린 것이다. 그런 찰스 댄스에게도 평생의 소원은 자신이 시나리오를 쓰고 자신이 영화를 직접 연출하는 것이다.

이미지 = 영화 '라벤더 연인들' 스틸

찰스 댄스의 소박한 이 꿈은 비로소 그가 58 세의 나이가 되었을 때 이룰 수 있었다. 영국의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문학가 윌리엄 J. 록케의 단편을 찰스 댄스가 직접 시나리오로 각색하며 이 각본은 영국의 양대 산맥을 이루는 국민 여배우 주디 덴치와 매기 스미스의 손에 들어갔고 두 여배우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기꺼이 이 영화에 뛰어들었다.

영화 내용은 영국의 작은 해안 마을, 재닛(매기 스미스)과 우슐라(주디 덴치) 자매는 평화롭게 살아가던 중 거대한 폭풍이 지나간 어느 날 바닷가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는 한 청년(다니엘 브륄)을 발견한다.

며칠 뒤 청년은 눈을 뜨지만 폴란드 출신이라 영어를 전혀 하지 못한다. 안드레아라는 이름의 이 청년을 정성껏 간호하고 영어도 가르치면서 평온했던 자매의 삶이 변하기 시작한다.안드레아는 알고 보니 바이올리니스트다. 안드레아는 이웃에게서 빌린 바이올린으로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고 잠시 마을을 방문한 정체불명의 여자(나타샤 매켈혼)가 이 음악을 듣고 발길을 멈춘다.잔잔한 드라마에 생기를 불어넣는 것은 주디 덴치와 매기 스미스라는 영국 출신 베테랑 배우들이다.

죠슈아벨의 연주는 이 작품을 영광스럽게 만들었다. 그의 연주는 노년에 찾아 온 우슐라의 사랑하는 마음을 애틋하게 담았다. 그녀의 설레임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마음을 잘 그리고 있다.

이 영화의 풍경은 언페이스풀, 트루먼쇼등을 촬영한 감독 피터비지우의 카메라가 담았다. 영국 해안마을 콘월지방에서 촬영한 영화 속 풍경은 영화 속 마음과 많이 닮았다.

이미지 = 영화 '라벤더 연인들' 스틸

갑자기 떠난 안드레아가 도시에서 첫연주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간다. 두 자매는 그의 연주를 듣고 너무 성장한 안드레아를 바라보다가 돌아온다. 쓸쓸하게 돌아가는 두 여인의 모습이 뒤에서 촬영된다 . 그녀들의 표정을 보면 우리도 울었을지도 모른다. 뒷모습은 멀어지고 멈추고를 반복한다. 그 모습이 얼마나 아리고 아픈지.

영국의 작은 해안 마을, 재닛(매기 스미스)과 우슐라(주디 덴치) 자매는 평화롭게 살아가던 중 거대한 폭풍이 지나간 어느 날 바닷가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는 한 청년(다니엘 브륄)을 발견한다.

이들의 진솔한 연기 대결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104분의 상영시간이 지루하지 않게 훌쩍 흘러간다.'전망 좋은 방', '미세스 브라운' 등으로 영국 아카데미상을 5번이나 거머쥔 배우 주디 덴치는 뒤늦게 사랑의 열병을 앓으면서 소녀처럼 팔랑거리는 마음을 숨기지 못하는 우슐라 역을 맡아 흠잡을 데 없는 연기력을 보여준다.

또 '미스 진 브론디의 전성기'로 영국과 미국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해리 포터' 시리즈로 젊은 관객에게도 이름을 알린 매기 스미스가 재닛을 연기했다. 청년을 향한 동생의 마음을 눈치챈 뒤 마음 속 미묘한 떨림을 감추고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으려 하는 모습에서 깊은 울림이 전해진다.

배우 출신 찰스 댄스 감독은 장편 연출 데뷔작인 '라벤더의 연인들'에서 조바심을 내지 않고 느릿느릿 차분하게 인물들의 감정선을 짚어나간다. 무리하지 않은 감정 표현과 극적 전개로 관객은 세대와 상관없이 편안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스크린을 바라볼 수 있을 듯하다. 청년으로부터 시간차를 두고 꺾은 꽃 다발을 받은 두 노인의 표정 변화나 자매의 사소한 말다툼, 청년과 노인들의 오해와 화해 등 영화의 순간 순간에 댄스 감독과 배우들은 신중하고도 영리한 선택을 내린다.

이미지 = 영화 '라벤더 연인들' 스틸

사랑이 신비한 것은 삶의 모든 규칙과 관습을 넘어서 가능하다는 데 있다. 그래서 사랑은 국경만 넘는 것이 아니라 나이 차도 넘어선다. ‘라벤더의 연인들’은 노년의 영국 여성과 폴란드 청년 사이에 벌어지는 사랑의 신비를 황홀한 바이올린 선율에 실어 탐색하는 우아한 작품이다. 마치 사랑에 대한 명상시를 감상하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이 영화는 흔히 두 남자배우의 캐릭터와 연기로 이루어진 버디영화의 또 다른 형태, 즉 노장 여배우의 버디영화를 완성해 낸다. 미세한 감성의 떨림까지 잡아내는 나이젤 헤스의 음악적 해석과 조슈아 벨의 바이올린 연주가 영화음악의 깊은 경지를 보여준다. 특히 마지막에 나오는 ‘바이올린 오케스트라 판타지’ 장면은 자연과 인간, 음악이 조화를 이루는 황홀함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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