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플Pick] 멈춰선 시계 앞에서: 시간을 주제로 한 영화 3선

2025-02-26     전진홍 기자

[뉴스플릭스] 전진홍 기자 = 우리는 늘 시간에 쫓기며 살아간다. "시간이 없다"는 말은 현대인의 입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말 중 하나가 됐다. 하지만 잠시 멈춰 서서 시간의 의미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영화는 2시간 남짓한 러닝타임 속에 시간의 다양한 측면을 담아내는 예술이다. 오늘은 '시간'을 독특한 방식으로 다룬 세 편의 영화를 소개한다.

1. 어바웃 타임 (About Time,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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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커티스 감독의 '어바웃 타임'은 시간 여행이라는 판타지적 요소를 로맨틱 코미디와 결합한 작품이다. 21세가 된 팀(도널 글리슨)은 아버지(빌 나이)로부터 가문의 남자들이 과거로 시간 여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비밀을 듣게 된다.

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는 시간 여행이라는 소재를 통해 우리의 일상적인 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일깨워주기 때문이다. 팀은 처음에는 자신의 능력을 연애에 활용하지만, 점차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특별한 순간이 아닌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우린 하루하루를 평범하게 살지만, 사실 평범한 날은 없다. 매일이 기적 같은 날이지." 영화 속 대사처럼, 이 작품은 관객들에게 일상의 소중함을 되새기게 한다.

2. 인터스텔라 (Interstellar, 2014)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터스텔라'는 과학적 관점에서 시간의 상대성을 다룬 SF 영화다. 쿠퍼(매튜 맥커너히)는 지구의 식량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우주 여행에 나서게 되고, 중력과 시간이 다르게 흐르는 행성들을 탐험한다.

이 영화에서 시간은 단순한 배경이 아닌 핵심 주제로 작용한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바탕으로, 중력이 강한 곳에서는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는 개념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몇 시간의 탐사가 지구에서는 수십 년으로 이어지는 장면은 시간의 상대성을 가슴 아프게 표현한다.

"사랑은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차원을 초월하는 것이다." 영화는 물리적 시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인간의 감정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탐구한다.

3. 비포 선라이즈 3부작 (Before Trilogy, 1995-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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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비포 선라이즈', '비포 선셋', '비포 미드나잇'은 9년 간격으로 제작된 3부작으로, 제시(에단 호크)와 셀린(줄리 델피)의 관계를 실시간으로 그려낸다.

이 영화의 독특한 점은 영화와 현실의 시간이 함께 흐른다는 것이다. 배우들이 실제로 나이를 먹어가는 모습, 그리고 그에 따라 변화하는 인물들의 관계와 대화는 시간이 인간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특히 하루 동안의 시간을 거의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연출 방식은 시간의 흐름을 직접적으로 경험하게 한다.

"인생은 순간들의 연속이지만, 정작 그 순간 속에 있을 때는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지 못한다." 9년마다 제작된 이 3부작은 시간의 흐름 자체를 영화적 장치로 활용한 독특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시간, 그 영원한 수수께끼

위 세 영화는 각각 다른 방식으로 시간을 다루고 있다. '어바웃 타임'은 일상의 소중함을, '인터스텔라'는 시간의 과학적 상대성을, '비포 3부작'은 시간이 인간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다.

시간은 인류에게 가장 오래된 수수께끼 중 하나다. 우리는 늘 시간에 쫓기며 살아가지만, 가끔은 이런 영화들을 통해 시간의 의미를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시간의 속도를 조절할 수 없는 현실에서, 영화는 우리에게 잠시 시간을 멈추고 생각할 기회를 제공한다. 지나간 시간은 돌아오지 않지만, 그 안에서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남은 시간의 가치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 저녁, 시계를 잠시 내려놓고 이 영화들과 함께 시간의 의미를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값진 시간의 사용법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