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신앙, 그리고 용서의 기록… 김찬옥 작가 수필집 '유다의 발 씻기' 출간

재미교포 작가의 삶과 내면을 담은 진솔한 고백… 인간성과 신앙을 성찰하다

2025-04-14     김민수 기자
김찬옥

[뉴스플릭스] 김민수 기자 = 전쟁의 상흔을 딛고 타국에서 살아온 재미교포 작가 김찬옥의 신작 수필집 『유다의 발 씻기』가 출간됐다. 이번 책은 그녀의 세 번째 저서로, 한반도의 분단과 이산, 그리고 미국 이민자로서의 삶을 지나오며 마주한 삶의 다양한 얼굴을 담담히 풀어낸다.

김찬옥 작가는 북한에서 태어나 한국전쟁을 겪고 이후 미국으로 이주해 57년간 살아온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삶 속의 단상과 영적 성찰을 섬세하게 풀어낸다. 총 7장으로 구성된 책에는 60여 편의 수필이 담겨 있으며, 각 편은 일상에서 마주한 인물, 사건, 감정들을 통해 삶의 본질과 가치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피아니스트 K의 죽음’, ‘우크라이나 일가족의 죽음’, ‘영원한 청년 H 장로님’ 등 시대적, 사회적 이슈를 반영한 글은 작가 특유의 관찰력과 휴머니즘이 녹아 있다. ‘마지와 프렌치’, ‘C의 스트로크’, ‘아리엘’ 등 연작 형태의 수필은 인간 관계와 존재의 의미에 대한 고요한 통찰을 담고 있다.

무엇보다 신앙과 인생을 함께 성찰하는 수필들이 인상 깊다. ‘수요예배’, ‘유언장’, 그리고 제목이기도 한 ‘유다의 발 씻기’에서는 기독교 신앙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인간의 연약함과 사랑, 용서의 의미가 잔잔하게 묻어난다. 예수가 자신을 배반할 유다의 발까지 씻겼던 성경의 장면에서 착안한 『유다의 발 씻기』는 독자에게 겸손과 용서, 그리고 인간성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비단 종교적 메시지에 머물지 않고, 이 책은 인간 내면의 갈등과 성장, 관계의 본질에 대한 사색을 통해 종교를 넘은 보편적 감동을 전한다. 삶의 복잡한 결들을 섬세하게 짚어내는 글은 독자 각자의 인생에 조용한 울림을 전한다.

김찬옥 작가는 앞서 출간한 수필집 『나의 시, 나의 라이프』(2021)와 영문 회고록 『Bouncing Through My Dear Life』(2023, 아마존 발간)를 통해 꾸준히 문학적 목소리를 전해왔다. 이번 작품에서는 보다 깊어진 사유와 감정의 결이 묻어나며, 글을 통해 삶을 성찰하고 타인과 연결되는 또 하나의 창을 연다.

바쁜 현대인의 일상 속에서 진정한 가치와 인간다움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이 수필집은, 종교적 독자는 물론 삶의 의미를 고민하는 이들에게도 따뜻한 위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