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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능을 즐기는 두 남자를 주목" 영화 ‘포드V페라리’
"불가능을 즐기는 두 남자를 주목" 영화 ‘포드V페라리’
  • 전진홍 기자
  • 승인 2022.09.07 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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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포드v페라리' 포스터

[뉴스플릭스] 전진홍 기자 = 2019년 맷데이먼과 크리스찬베일이 주연한 ‘포드v페라리’ 한 사람의 불가능에 도전과 함께 기업의 야심이 묻어나는 극히 미국적인 영화며 남자들의 자동차에 대한 열망을 담은 영화다.

 

자동차 마니아를 사로잡을 영화배경 '포드사'

런닝타임 2시간30분이 넘는 조금 부담스럽지만 한번 영화를 보기시작하면 빠져들게 하는 마력이 있다. 영화는 1960년대 배경으로 미국의 대표적인 자동차사인 포드사를 배경으로 사한다.

1959년 르망 24시, 애스턴 마틴 소속으로 출전한 캐롤 셸비는 선두를 달리던 중 연료 부족으로 피트인 하고, 과열된 차체에 휘발유가 닿으면서 발화하는 도중 셸비의 몸에도 불이 붙는다. 다행히도 방화복 덕분에 부상은 입지 않고 금방 진화되었지만 드라이버를 걱정하는 메카닉에게 셸비는 되려 불은 껐으니까 빨리 연료를 채우라고 닦달한다. 다시 트랙으로 복귀하고 결승선을 앞두고 있었으나 7000 RPM이 넘게 차량을 몰다 몽롱한 상태에 빠진다.

현재 시점으로 돌아와, 셸비는 병원에서 심장 판막이 손상(심장판막증)되어 더 이상 레이싱을 할 수 없다는 의사의 진단을 받는다. 셸비는 그럼 포뮬러 1이나 NASCAR 같은 짧은 대회를 나가겠다고 했다가 의사의 핀잔을 듣고, 심장약을 먹고 자신의 차로 돌아와 주변에 민폐를 끼치며 굉음을 내며 달린다.

한편 어느 정비소에서 영국 악센트가 강한 말투로 일을 하던 엔지니어 겸 레이서인 켄 마일스는 한 손님이 자신의 스포츠카가 자꾸 고장난다며 따지자 이런 스포츠카를 둔중한 세단 몰듯이 다루니 잔고장이 난다며 타박을 한다. 그렇게 손님은 분노하여 욕설을 내뱉으며 돈도 내지 않고 사라지고, 켄에게 아내가 다가와 위로의 키스를 건넨다.

셸비는 레이서를 관둔 뒤 레이싱 디렉터가 되어 켄 마일스와 함께 캘리포니아 주 윌로우 스프링스에서 열리는 미국 내 로컬 대회에 참가한다. 마침 팀 포르쉐에서 세브링에서 열리는 경기에 출전할 드라이버와 엔지니어를 찾고 있었고 실력은 알아주나 성격이 까다로워 다루기 힘들다는 켄의 이야기를 한다. 셸비는 그런 켄을 추천하려 하지만, 근처에서 켄은 대회 규정이 바뀌어 짐칸에 트렁크(가방) 1개를 실을 수 있어야 하는 차량 제한에 걸려 실격을 당하자 대회 스태프와 싸우기 시작한다. 규정집에 트렁크 관련 내용은 없다 말하지만 스태프는 62년도 규칙이라며 퇴짜를 놓고, 셸비는 그런 켄을 말리러 간다.

이미지 = '포드v페라리' 스틸

융통성이 없고 말을 직선적으로 내뱉는 켄을 말림과 동시에 스태프를 달래며 실격 처리를 막은 뒤, 포르쉐에서 같이 일할 수 있는 기회라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켄은 짐칸을 열어 망치로 여러 번 올려치고 있고 이를 보던 포르쉐 인원들은 혀를 차며 돌아간다. 셸비가 타박하기 시작하자 아예 들고 있던 렌치를 집어던져 레이스카 윈드쉴드가 깨지기까지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켄은 해당 레이스를 우승하고 기쁜 마음으로 아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사회 생활에 서툰 켄은 그간 정비소에서 안하무인으로 행동했던 바람에 거의 돈을 모아놓지 못했고, 세금이 체납된 끝에 정비소를 압류당한다. 아내에게 사실을 털어놓고 레이싱이 아닌 가족을 살리기 위한 일을 하겠노라고 말하고 자신의 모든 레이스 트로피를 가져다 버리지만, 몰래 듣고 있던 아들 피터 마일스가 트로피를 다시 가져다 자기 방 침대 밑에 숨긴다.

포드 공장에 임원들이 기다리는 가운데 헨리 포드 2세 회장이 들어온다. 그는 공장 가동을 멈추라 한 뒤 "이것이 포드 모터스가 망하는 소리다"라며 일장 연설을 한다. 이유는 과거의 영광을 뒤로 하고 쉐보레 임팔라와 같은 다른 양산 브랜드에게 판매량을 추월당한 처지가 된 포드사의 회장으로서 스스로 위기의식을 고취하기 위함이었다.

헨리 포드 2세는 직원들에게 자신의 할아버지인 헨리 포드의 일화를 말하며, 가만히 시키는 일만 하지 말고 고민을 해보라는 말을 남기고는 임원진들과 함께 돌아간다.

이후 임원 회의 중 마케팅 담당자인 리 아이아코카는 엄청난 인구에다 경제적 여유가 넘치는 전후 탄생 세대가 막 열일곱이 되어 첫 차를 사려 하는 현재, 지금과 같은 평범한 양산형 대중 자동차로는 위기를 타파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섹시하고, 강하고, 승리하는 자동차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의문을 가지는 부사장 비비와 헨리 포드 2세 회장에게 페라리를 배워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한다. 이에 비비는 "우리가 하루에 만드는 차가 페라리가 1년 동안 만드는 차보다 많고, 휴지값으로 쓰는 돈만 페라리의 1년 예산에 달한다" 며 무시하는 발언을 하지만, 리는 르망 24시에 출전해 매번 우승하는 페라리의 이미지를 젊은이들은 얻고 싶어하기 때문에 포드도 레이스 메이커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시 비비가 시간과 돈이 너무 많이 든다고 반대하자 "페라리가 파산했다. 완벽을 추구했고 결국 완벽해졌지만 너무 많은 비용을 지불했다"라며 페라리를 인수하자고 한다.

 

단순 자동차 브랜드의 경쟁보다는 카레이싱에 참여한 두 주연배우에 힘을 실다.

이미지 = '포드v페라리' 스틸

미국인들의 애국심을 건드릴 수 있는 유혹이 널려 있는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제임스 맨골드 감독은 그럴 생각이 추호도 없다. 포드와 페라리의 드라마틱한 경쟁을 다루기보다, 카레이싱에 참여한 두 남자가 대기업 시스템 내 복잡한 역학관계 안에서 어떠한 선택을 하고 자신의 신념을 지키는지에 감독의 관심이 기울어져 있다.

돈으로 모든 걸 살 수 있다고 믿는 자본주의자들과 돈으로도 안 되는 게 있다고 믿는 두 남자의 대결이자, 직장이란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미생’들의 이야기다. 제임스 맨골드라는 역량 있는 드라이버가, 중량감 넘치는 배우들을 연료로, 클래식한 드라마와 엔터적인 볼거리의 조화를 이뤄내며 박진감 넘치게 달린다.

페라리를 이겨야 하는 미션을 포드로부터 받아든 대신 자신들만의 레이스를 벌여보고자 한 셸비(맷 데이먼)와 마일스(크리스천 베일). 이들은 죽음의 레이스라 불리는 ‘르망 24시간 레이스’를 향한다. 스포츠카의 명가 페라리를 이기는 동시에 보수적인 포드 임원들의 협잡과 파워게임까지 뚫고 가야 하는 코스는 험난하지만 보는 이를 들끓게 만든다.

영화는 당장 기어를 넣고, 엑셀을 밟고 싶게 만드는 사운드에 완벽을 추구하는 전문가들의 집념을 엔진으로 달았다. 집착 혹은 광기, 그것이 무엇이든 그 일을 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장인들만이 가닿는 경지는 심장을 7000RPM으로 요동치게 한다.

완벽한 카레이싱처럼 러닝타임 내내 빈틈이란 없다. 내면은 물론이고 겉모습까지 완벽하게 제 몸에 입혀야만 하는 크리스찬 베일과 언제나 믿음직한 맷 데이먼의 호연이 강렬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자동차의 7,000RPM처럼 나의 심장도같이 요동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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