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플릭스] 김진호 기자 = 4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2025 서울모빌리티쇼’ 현장에서 국내 최초의 11인승 전기 중형 승합차 ‘CV1’이 공식 공개됐다. 이 차량은 엠티알과 현대자동차가 공동으로 개발한 모델로,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ST1’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CV1은 수요응답형 교통(DRT)용 ‘CV1 셔틀’과 어린이 통학용 ‘CV1 킨더’ 두 가지 모델로 소개됐다. 이미 지난 3일 열린 미디어 브리핑에서도 눈길을 끈 바 있으며, 본격적인 대중 공개는 이번이 처음이다.
CV1 셔틀은 11인승 소형 미니버스로, 교통 소외 지역을 중심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DRT 시장을 겨냥했다. 현재 국내 DRT 차량의 상당수가 디젤차로 운영되고 있는 상황에서 CV1 셔틀은 전기차 기반의 친환경 대안을 제시하는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통학용 모델인 CV1 킨더는 17인승 규모로 설계돼 기존 15인승 디젤 통학차량보다 수송력과 환경 성능에서 우위를 갖는다. 현재 국내 약 8만 대에 달하는 어린이 통학버스 중 전기차로 전환된 비율이 1% 미만인 가운데, CV1 킨더는 대기질 개선과 아동 건강 보호라는 측면에서 현실적인 대안으로 기대를 모은다.
CV1은 모듈형 설계를 채택해 셔틀, 통학차량뿐만 아니라 자율주행 셔틀, 구급차, 교통약자용 차량 등 다양한 파생 모델로 확장이 가능하다. 기본 모델은 12개월, 파생 모델은 6개월 내 출시가 가능한 신속한 개발 주기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안전성과 효율성 확보를 위해 국토교통부의 16가지 안전 인증 시험을 진행 중이며,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보급·효율 평가도 준비 중이다. 연간 1,000대 생산을 계획 중이며, 정부 보조금 적용 시 실구매가는 9,000만 원대로 책정될 전망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무공해 통학차량으로의 전환이 활발히 추진 중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2027년부터 신규 스쿨버스를 전기차로만 등록하도록 의무화했고, 캐나다와 프랑스 등도 충전 인프라 구축과 도시 진입 규제를 통해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반면 국내는 제도적 준비, 인프라 확충, 대중의 인식 등에서 여전히 과제가 많다. 당초 2024년 말까지 학원 통학버스의 디젤차 퇴출을 목표로 했으나, 공급 지연과 안전성 우려 등으로 전환이 늦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등장한 CV1은 이러한 현실적 문제에 대한 구체적 해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엠티알은 CV1을 기반으로 지방자치단체 및 공공기관과 협력해 시범사업을 확대하고, 친환경 상용차 전환의 속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임기상 미래차타기 자동차시민연합 대표는 “CV1은 단순한 신차가 아니라, 국내 전기차 보급의 새로운 영역을 여는 전환점”이라며 “중형 승합차 전기화는 대중교통 시스템의 미래를 바꾸는 시작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