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플릭스] 전진홍 기자 = tvN 토일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이하 ‘언슬전’)이 2회 만에 시청자들의 공감을 끌어내며 전작 부진을 털어냈다. 4월 13일 방송된 2회에서는 산부인과라는 낯선 세계에 적응해가는 1년 차 레지던트들의 분투와 그 속에 담긴 인간적인 감정들이 진정성 있게 그려졌다.
오이영(고윤정 분), 표남경(신시아 분), 엄재일(강유석 분), 김사비(한예지 분)로 구성된 신입 레지던트 4인은 쏟아지는 업무와 냉혹한 병원 시스템 속에서 분노와 좌절, 그리고 현실과의 타협이라는 복잡한 감정의 소용돌이를 경험한다. 특히 펠로우 명은원(김혜인 분)의 ‘턴 노티’로 인해 발생한 과도한 업무와 갈등은 이들의 심신을 지치게 만들었다.
가장 큰 내적 갈등을 겪는 인물은 오이영이었다. 명은원의 교묘한 언행에 상처를 입고 타과 레지던트들과의 관계까지 악화되는 상황에서 그녀는 수차례 병원을 떠날 결심을 하지만, 결국은 환자의 응급상황 앞에서 다시 발걸음을 돌린다. 구도원(정준원 분)과 추민하(안은진 분)의 따뜻한 조언은 그녀의 혼란스러운 마음에 위안을 건넨다.
표남경과 김사비 역시 성장의 변곡점을 맞이한다. 표남경은 예민한 환자와의 대면 끝에 인간적인 공감으로 라포를 형성하며 눈물짓는 장면이 인상 깊었고, 김사비는 정서적 교류 대신 객관적 데이터로 환자를 돌보며 나름의 방식으로 직업적 균형을 찾아간다.
이날 방송은 선배 레지던트들의 숨은 노력도 함께 조명됐다. 휴식을 챙기고, 과도한 업무를 대신하며, 겉으로는 무심하지만 속 깊은 후배 사랑이 돋보였다. 다만 이 모든 과정을 현실에 그대로 대입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병원마다 시스템이 다른데다, 1년 차 전공의들이 수술방 경험 없이 동시에 퇴근하는 설정, 마취과에서의 무리한 질책 장면 등은 실제 의료 현장과 괴리가 있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슬전’은 정서적 울림을 담은 캐릭터 서사와 따뜻한 관계 묘사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특히 극 후반, 첫 월급을 받고 잠시나마 마음의 여유를 찾은 레지던트들이 “내일 보자”는 인사를 나누는 장면은 시청자에게도 짧은 위안을 안겼다.
한편, 이날 방송은 수도권 가구 기준 평균 4.5%, 최고 5.1%, 전국 가구 기준 평균 4.0%, 최고 4.4%(닐슨코리아, 유료 플랫폼 기준)를 기록하며 전작의 부진을 딛고 시청률 반등에 성공했다. 현실성과 드라마적 판타지를 적절히 섞은 ‘언슬전’이 앞으로 어떤 공감 서사를 펼쳐나갈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