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플릭스] 김민수 기자 = 경남 산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발생 엿새째인 26일, 지리산 국립공원 내부까지 확산되며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진화율은 77%에 머무르고 있으며, 남은 화선은 약 14.5km에 달한다.
산불은 경남 산청군 시천면에서 시작돼 구곡산 능선을 넘어 지리산 국립공원 경계선을 돌파, 오후 들어 결국 공원 구역 내부까지 불길이 퍼진 것으로 확인됐다. 지리산권역 내 산불 영향 구역은 약 20헥타르(ha)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지리산국립공원 경남사무소는 오후 5시 30분경, 국립공원 내 체류 중인 탐방객과 인근 4개 마을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령을 발령했다. 현재 헬기 투입은 일몰과 함께 중단되었으며, 산림 당국은 지상 인력을 구간별로 배치해 밤샘 진화 작업을 이어갈 방침이다.
당초 당국은 이날 산청 지역에 바람이 강하지 않아 주불 진화에 유리한 조건이 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험준한 산세와 낙엽 속 불씨로 인해 진화에 실패했다. 낙엽층 깊숙이 스며든 불씨가 물을 뿌려도 꺼지지 않고 있어, 지상 진화대 투입 없이는 완전 진화가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악재도 겹쳤다. 오전 내내 짙은 안개로 헬기 투입이 지연되다가 정오가 되어서야 공중 진화가 시작됐고, 같은 날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헬기 추락 사고 여파로 3시간 이상 헬기 운용이 멈추면서 진화 작전에 큰 차질을 빚었다.
산불은 현재 하동과 진주 지역으로도 확산세를 보이고 있으며, 산림 당국과 소방, 군부대가 총력 대응 중이다.
기상청은 “내일(27일) 비 예보가 있어 산불 진화에 일정 부분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산불 지역 특성상 지형과 낙엽층 등을 고려할 때 완전 진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산청 산불은 지리산 국립공원으로 확산된 첫 사례로 기록될 수 있으며, 장기화에 따른 인명 및 생태계 피해가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