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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적 탐구자' 김연선 작가, 바다의 숨결을 표면 위로 건지다.
'예술적 탐구자' 김연선 작가, 바다의 숨결을 표면 위로 건지다.
  • 이동현 미술평론가
  • 승인 2025.05.29 16:0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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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판 위에 반란이 일어나듯 소소한 것들로부터 연주된 화풍의 매력은 작가의 시선에서 추동된 연장 속의 사물로 가득하다.

[뉴스플릭스] 이동현 미술평론가 = 김연선 작가, 작가의 정신적 사유로 모든 사물을 접할 때, 숨김없이 잠재된 현상을 동적의 미로 승화하려 한다. 화폭을 금속판으로 선택해, 스크래치와 그라인딩으로 힘든 작업을 예고하지만 담아놓는 행위는 향긋한 강렬함으로 전체적 리듬을 압도해 나간다. 이는 작가의 경험이 배출되고, 내포된 시선에 포위하듯 마치 내뿜는 온기의 파괴력이 금속이 주는 날카로움을 완화하고, 새롭고 독특한 예술의 양식으로 창조된다.

그동안 구상이든 반 구상이든 상관없이 대상과의 공감대가 즉흥적으로 형성되면, 표현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스스럼없이 모든 미술 장르를 소화했다.

매 작품마다 작가의 욕구 탈출을 거친 작업을 통해 해소하려는 몸짓의 향연으로, 금속판 위에 다채로운 색채로 조형미를 구성한다.

구체적 사물을 몸으로 인지하며 생기는 작가 내면의 세계와 맞닿는 부분을 과감하게 색감으로 뿌려낸다. 그리고 뚜렷한 형태의 형상을 느끼는 대로 작가의 시야 속에 꾸겨 넣고, 마음속에 다시 담아 정열의 빛 감으로 화폭에 재현한다. 이를 추상화라고 하면, 금속판 위에 펼쳐지는 '탈구조적 부활'이 생성되는 의미로 간명할 수 있다.

보이는 자태와 보이지 않는 숨결을 화폭에 사정없이 색감을 입혀가면서 또 다른 주제를 마련한다.

김연선 작가, 반복적인 행위가 용서되지 않을 만큼 매너리즘 사고에서 빠져 있지 않은 '예술적 탐구자'의 호칭이 어울리는 그는 다양하고 열정적인 작품을 지향한다.

작업 과정이 곧 결과로 이어지는 만큼 작가의 능수능란한 감각적 초월함은 일상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고, 삶의 자체를 의지와 표상으로 간주한 예술적 성향을 응축하려는 몸짓은 품부(稟賦)하다.

모든 생명체의 모태이자 만물의 어머니 '가이아'의 품속에 안락한 희망을 꿈꾸는 이상의 세계로 안내하고, 바닷속의 자연을 통해 예술적 영감을 얻는 광범위한 의미로 친숙하게 다가온다.

또한 신작이 주는 힘은 체념 속에 달관 된 모습으로 가볍지만은 않다. 분명 그 속엔 남달랐던 삶과 개념들이 점철돼 있다.

서로 싸우듯 조형된 색채의 다채로움은 불만과 행복들이 뒤섞여 서열 적 배열을 배제하듯 엉켜있는 사물의 현상을 재현한다. 치열한 사물의 탐구로 구체적 형상을 무너트리고, 내면의 색감으로 과감하게 표현한다.

원융회통(圓融會通), 가지각색의 다양한 색감을 한곳에 몰입하여 조화롭게 꾸미는 화면을 연출하는 것이 작가의 몫이다. 동시에 감상자한테 감성적 치유를 회유(誨諭)할 수 있는 정도의 사랑을 선사한다.

또한, 대지 위에 울림을 자연의 영혼으로 해석하고 우주의 빛이 지구상에서 발현돼 다양한 범위 안에 모든 연장의 사물들을 꾸겨 넣으며 사유의 세계로 인도하는 그의 작품이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온다.

의식적인 가상의 현실에 연출된 아름다움을 삭제하고 모든 현상을 피안(彼岸)의 존재로 부각해 새롭게 단장하려는 작가의 모습은 극도로 취해있다. 이는 합리화에 젖지 않기 위해 자신을 스스로 독촉하고 연마하여 연금술적 화풍을 탄생시키는 의미로 해석된다. 눈치를 엿볼 틈도 없이 마구잡이로 사물과 씨름하며 감성에서 새어 나오는 생명력을 영구히 보존하고 표출하려한다.

"세상은 늙어가도 작품의 기운은 젊어간다."

결국, 김연선 작가는 작품을 통해 냉정보다 온정이 넘쳐흐르는 온화한 현실을 수용하고 발현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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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화천 2025-05-31 00:15:30
    지나가다가 봤는데, 작품을 직접 보고싶네요.

    이정연 2025-05-31 00:18:27
    평론글보다는 삶의 얘기같아서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