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플릭스] 전진홍 기자 = 현실의 갈등이 스크린 위 공포로 재탄생했다. 영화 **‘원정빌라’**는 주차 문제, 층간 소음, 재개발 등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상적 문제를 소재로 한 스릴러로, 현실 밀착형 공포라는 신선한 시도에 나선다. 이 영화는 관객으로 하여금 ‘나도 겪을 수 있는 갈등’에 대한 공포와 불안을 직면하게 한다.
낡은 다세대 주택의 어두운 이면
이야기의 배경은 서울 외곽의 낡은 다세대 주택 ‘원정빌라’. 주인공 **주현(이현우 분)**은 병든 어머니와 조카를 돌보며 힘겹게 살아가는 청년이다. 그는 위층 주민 **신혜(문정희 분)**와 주차 문제로 사소한 갈등을 겪지만, 그 갈등은 점차 심화되어 예측할 수 없는 충격적인 사건으로 발전한다.
특히 영화는 층간 소음, 주차 분쟁, 노후 건물의 불안한 환경 등 현실에서 충분히 발생 가능한 요소들을 스릴러의 긴장감 속에 녹여내며 관객의 몰입도를 높인다. 작은 오해가 사건으로, 사건이 공포로 증폭되는 과정은 보는 이로 하여금 무력감과 불편한 공감을 동시에 유발한다.
이현우·문정희·방민아…각기 다른 존재감
배우들의 열연은 작품의 무게감을 더한다. 이현우는 기존의 부드러운 이미지를 탈피해, 현실적 고뇌와 분노를 내면 연기로 표현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입증했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착하고 순둥한 이미지를 넘어서고 싶었다”고 밝히며 연기 변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문정희는 특유의 강렬한 존재감으로 극의 중심을 이끈다. 층간 소음의 피해자에서 사건의 중심 인물로 변모해가는 과정을 입체적이고 설득력 있게 표현하며 관객을 압도한다. 또한 방민아는 유진 역을 맡아 신선한 연기를 선보이며 극의 감정선을 풍성하게 만든다.
스릴러적 전개, 그러나 아쉬운 완성도
영화는 현실에서 벌어지는 갈등의 축소판을 무대 삼아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자 했지만, 일부 전개와 연출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긴장감의 유지와 서사의 완결성에서 극적 밀도가 다소 약하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그러나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현실 공포의 소재화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원정빌라’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상적 갈등을 극대화해, 스릴러 장르로 승화시킨 독특한 작품이다. 완벽하진 않지만, 배우들의 열연과 현실의 불안 요소를 정교하게 재현한 점은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 현실 속 갈등을 직시하며, 관객에게 불편한 진실과 공포를 동시에 던지는 ‘원정빌라’는 신선한 스릴러를 찾는 관객에게 추천할 만한 영화다.